샘 올트먼이 AGI라고 불렀던, 소문만 무성하던 GPT-5 통합 모델이 드디어 공개됐다. 이번에는 전략에도 변화를 줬는데, 이 때문에 사용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코딩 실력이 뛰어나 반기는 사람도 있고, 가격이 저렴하고 속도가 빨라서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동시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리포트에서 다소 수상한 수치가 발견되기도 했고, ‘사상 최악의 AI’라는 혹평이 많은 추천을 받는가 하면, GPT에게 칭찬을 간절히 요구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GPT-5는 흥미롭게도 여러 개의 모델이 모인 집합체 형태로 설계됐다고 한다. 라우팅 기능이 포함돼,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가장 적합한 모델을 스스로 선택해 처리한다. 예를 들어, 프롬프트에 “생각해 봐”라는 지시를 넣으면 ‘생각하기’에 최적화된 모델을 알아서 구동하는 식이다.
신기능 소개를 보면 다소 사소한 기능을 ‘있어 보이게’ 포장한 느낌이 있는데, 마치 식당에서 무료 단무지를 제공하면서 거창하게 홍보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또, 보통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경쟁사 제품과 성능을 비교하는 차트가 공개되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그런 자료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직접 찾아본 결과, 수학 성능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만 이 수치는 ‘Thinking 모드’를 켰을 때에만 나타나는 성과다. 예를 들어, 9.11 - 9.9처럼 AI가 어려워하는 계산 문제를 그냥 물어보면 순식간에 답을 내지만 틀리는 반면, Thinking 모드에서는 차근차근 계산 과정을 거쳐 정확한 답을 도출한다.
이번 모델은 환각(할루시네이션) 발생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다. 의료 지식 벤치마크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 한 사용자는 농담 삼아, 차라리 병원에 가기 전에 GPT에게 물어봤으면 됐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딩 성능은 타사 모델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특히 프론트엔드 작업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가 있어, 실제로 간단한 프로젝트를 시켜보니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수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디자인 감각이 살아 있었다.
가격 또한 큰 매력 포인트다. 최신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도 훨씬 저렴해 API 사용자나 토큰 소모가 많은 에이전트 서비스 운영자들에게 특히 유리하다. 하지만 리포트를 보면 엉뚱한 실수도 보인다. 예를 들어, 74와 69라는 점수를 바 차트로 표시했는데, 막대 길이가 실제 비율과 맞지 않는 등 사소하지만 눈에 띄는 오류가 발견됐다. 이런 실수는 다른 부분에서도 반복됐다. 아마 GPT를 이용해 차트를 생성하면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
다만 실제 사용자 반응을 보면, GPT-5의 말투가 달라졌다는 의견이 많다. 이전보다 짧고 건조한 답변이 많아졌고, 친절하게 덧붙이는 말이나 이모지 사용이 줄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마치 음식 서빙을 하면서 말 없이 접시를 ‘툭’ 놓는 듯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코딩이나 정보 검색처럼 목적이 명확한 경우에는 이 변화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GPT를 대화나 글쓰기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심지어 AI 연애 커뮤니티에서도 ‘말투가 차가워졌다’며 불만이 이어졌다.
이전 버전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초기에는 GPT-5를 강제로 사용해야 했고 모델 전환 버튼이 없었다. 이 때문에 불만이 커지자, 플러스 사용자에게는 이전 버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이 복원됐다. 하지만 실제로 써 보면 예전 GPT-4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는 반응이 많다. 무료 사용자들은 여전히 전환이 불가능해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오픈AI 직원들이 진행한 AMA에서 이번 말투 변화는 의도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하는 스타일을 프롬프트에 지정하면, 이전처럼 이모지를 넣고 칭찬을 곁들이는 방식으로도 응답하게 만들 수 있다.
무료 사용자도 ChatGPT 웹사이트에서 GPT-5를 체험할 수 있다. 다만, AGI를 연상시키는 과장된 홍보에 비해 혁신성은 기대보다 적었다는 평가가 있다. 결국 현재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문장 예측과 인간 피드백 기반의 강화 학습에 한정돼 있어, 인간 지능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부 도구를 결합해 ‘뉴로심볼릭’ 방식으로 접근하는 모델이 미래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LM이 등장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이 정도 발전을 이룬 것은 놀라운 일이다. 앞으로 어떤 기능과 변화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7일,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메신저 ‘슬랙(Slack)’을 통해 직원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올트먼 CEO는 “범용인공지능(AGI) 구축을 위해 헌신한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오픈AI는 시장 변화에 맞춰 기술 인력의 보상 체계를 지속적으로 재검토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가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만큼, 보상 역시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너스 지급의 공식 사유는 ‘GPT-5’ 출시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AI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이 초지능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면서 우수 인재 확보전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는 ‘초지능 연구소(Superintelligence Lab)’를 설립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경쟁사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AI 출신 연구원 10명 이상이 메타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메타는 애플에서 AI 모델 개발을 총괄하던 인물에게 2억 달러(약 2,700억 원)가 넘는 파격적인 보상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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